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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아! 이 간디 같은...
- 관리자
- 조회 : 3678
- 등록일 : 2012-05-15
<경향신문>에 입사한 3기생 이재덕이 "10대가 아프다" 시리즈 기사로 동료 5명과 함께 삼성언론상(상금3천만원)을 받았다는 뉴스는 지난번에 전한 적이 있지요. 그 재덕이 한 달 전쯤 전화를 걸어 나에겐 고민스런 과제를 안겼습니다. 자기 몫으로 받은 상금의 대부분인 3백만원을 학교에 기부할 테니 장학금 등으로 써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착한 척하기 싫다며 자기 이름은 절대 밝히지 말고 형편이 어려운 한 후배를 뽑아 장학금으로 몰래 전해달라는 거였습니다. 아! 이 간디 같은 마음.
그러나 <경향신문> 형편을 아는 처지에 자신의 노력으로 받은 목돈을 그냥 넘겨받는다면 아무리 후배를 위해 정승처럼 쓴다 한들 내가 "간디 정신"에 어긋날 뻔 했습니다. 당신 마음은 충분히 알았으니 교통비에 보태 쓰고 부모님께 효도하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자기는 농촌전문기자 장학생으로 선발돼 등록금도 내지 않고 숙식도 무료로 했는데, 한번 등록금 내는 셈 치겠다고 우기는 거였습니다. 아! 이 간디 같은 고집.
두 고집이 끝내 1백만원에 합의를 봤는데, 그러고도 용도는 확정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결국 한 사람에게 몰래 장학금을 주는 것보다 후배들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겠다던 약속도 깰 수밖에 없어 여기 공지합니다. 내 생각에 이 돈은 동창회기금의 종자돈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동창회 할 때 재학생들도 회비를 내는 걸 봤는데 썩 좋은 풍경은 아니었습니다. 스승의 날인 오늘 드디어 제자가 던진 과제를 해결했습니다. 아! 이 간디 같은 골치덩어리. 내 제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