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작
공지사항
김희진 연세대 직원공채(홍보팀) 합격
- 관리자
- 조회 : 5726
- 등록일 : 2015-02-27
오랜만에 졸업생 제자 전화를 받으면 첫 마디에 합격전화인지 불합격전화인지 알 수 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 어디에도 합격 여부가 들어있지 않지만, 억양으로 이미 용건이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힘없는 목소리면 낙방 소식, 주저하는 목소리면 자소서 첨삭이나 모의면접 부탁이 분명합니다. 빠르고 들떠있는 톤은 합격의 기쁨을 많은 이와 빨리 공유하려는, 백 번도 더 들은 목소리지요.
4기생 김희진은 발군의 필력을 가진 학생이어서 필기는 대개 통과했지만 최종면접 등에서 고배를 마신 게 내가 알기로 지난해만도 예닐곱 차례였습니다. 그때마다 위로의 말이 궁했던 나에게 이번에 걸려온 전화는 첫 마디에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말. "선생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연세대 직원공채에 붙었어요. 선생님과 부모님 걱정 덜어드린 게 다행입니다, 우선은." 그의 말 끝에는 기자의 꿈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는 의지가 실려있는 듯했습니다.
"아니, 대학 직원은 신이 내린 직장이야." 실제로 대학사회에서 "교수도 3D업종"이라는 엄살이 나올 만큼 교수직의 매력은 줄어든 반면 대학 직원의 위상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이른바 "삶의 질"이 관건이 되면서 교수보다는 교사 또는 대학 직원이 인기 직종으로 떠오른 겁니다. 더구나 희진은 스쿨 재학 때 여기저기 기고한 글의 수준을 인정받아 모교 대외협력처 홍보팀에서 일하게 됐으니 국어국문학과 저널리즘이라는 전공을 온전히 살린 겁니다. LG그룹 회장 스피치라이터로 잠시 일하다가 조선일보에 입사한 나의 경로가 어쩌면 희진의 길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저널리즘스쿨 출신은, 유럽과 미국이 그렇듯이, 정부기관과 대기업 홍보실, 여론조사기관과 시민단체 등에도 많이 진출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저널리즘스쿨의 네트워크가 제대로 구축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이 분야에 진출한 우리 졸업생과 기자/피디들은 중요한 홍보채널 또는 취재원을 확보한 겁니다. 여러분이 입사해보면 알겠지만 네트워크 사회에서 인맥은 곧 실력입니다. 희진의 합격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