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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남자들은 왜 스포츠 중계에 열광하는가
- 박성희
- 조회 : 716
- 등록일 : 2015-12-18
남자들은 왜 스포츠 중계에 열광하는가 | ||||
[미디어 비평] 영웅서사구조로 본 SBS 스포츠 EPL 중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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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맥주 서너 개에 감자 스낵 한 봉지, 푹신한 소파 그리고 박지성. 10년 전, 신 주말 풍속도는 그렇게 시작됐다. 축구팬들은 토요일 밤마다 TV 앞에 앉아 박지성을 기다렸다. 그의 선발 출장 소식에 설레어 했고, 몸동작 하나하나에 숨죽이며 브라운관 속으로 빠져들었다. 몇몇은 ‘츄리닝’에 슬리퍼를 끌고 동네 호프집에 모이기도 했다. 박지성이 공만 잡으면 “오, 박지성! 박지성! 박지서엉!”을 외쳐 댔다. 그 시절, 축구팬들에게 박지성은 영웅이었다. 신문선•차범근에서 박지성•손흥민으로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의 등장으로 스포츠 중계방송은 질적 변화를 맞이했다. 신문선과 차범근으로 대표되던 국가대표팀 위주의 중계방송 편성이 유럽 프로축구 중계 중심으로 바뀌었고, 해설도 이에 맞춰 진화했다. 단순히 경기 상황을 전달하는 데 그쳤던 해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이야기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캐스터와 해설자는 스토리 텔러로서 라이벌 더비 매치, 감독 간 갈등, 공격수와 수비수의 대결 같은 경쟁구도를 중심으로 중계를 이끌어 간다. 특정 선수 중심의 영웅 서사 중계도 그중 하나다. |